1. 승소한 유승준
병역기피 문제로 한국 입국이 제한되었던 유승준씨가 한국을 입국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는 유승준씨가 한국을 입국하지 못한지 21년 만인데요, 2023.7.13. 서울고법 행정 9-3부(부장판사 조찬영 김무신 김승주)는 유승준씨가 로스앤젤레스 총영사를 상대로 제기한 비자발급 거부 처분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인 유승준씨의 승소 판결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4월 진행되었던 1심에서는 재판부가 유승준의 청구를 기각하였지만, 항소심에서 유승준씨의 손을 들어준 것은 유승준씨의 나이 때문이었습니다.
재판부는 원고(유승준)의 병역기피 행위에 사회적 공분이 있었고 20년이 넘는 지금도 원고에 대해 외국 동포 포괄적 체류가 안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면서도 "병역을 기피한 외국 동포도 일정 연령을 넘었다면, 구분되는 별도의 행위나 상황이 있을 경우 체류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라고 발표하였습니다.
재외동포법은 2017년 10월 개정되어 외국 국적 동포의 체류자격을 부여하도록 하는 기준이 38세에서 41세로 상향되었습니다. 주 LA총영사는 개정 조항을 근거로 유승준이 39세이던 2015년 신청한 비자 발급을 거부하였지만, 재판부는 개정 전 조항을 적용해 항소심에서 유승준씨의 손을 들어준 것입니다.
이에 재판부는 "옛 재외동포법은 외국 국적 동포가 병역을 기피할 목적으로 외국 국적을 취득한 경우라도 38세가 된 때엔 국가 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 등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지 않은 이상 체류자격을 부여해야 한다고 명시한다"고 밝혔습니다.
2. 두 번의 승소 그러나 실제 입국까진 난항예고
이번 소송은 유승준이 비자 발급을 거부당하자 주 LA한국 총영사를 상대로 낸 두 번째 불복 소송의 항소심이었습니다. 유승준씨는 2002년 입대를 앞두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여 병역 기피 논란으로 입국이 금지되었습니다.
한 동안 한국을 올 수 없었던 그는 2015년 입국을 위해 재외동포 비자를 신청하였지만 거부당하자 입국 금지 조치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비자(사증) 발급 거부취소 첫 소송을 제기했었습니다.
1,2심 재판부는 '국군 장병의 사기 저하', '병역 기피 풍조 만연의 우려'등을 이유로 유승준의 입국을 허락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LA총영상관이 재량권을 전혀 행사하지 않고 단지 과거에 입국 금지 결정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비자발급을 거부한 것은 옳지 않다고 판결,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시켰습니다.
외교부는 파기환송심에 불복해 대법원에 재상고장을 제출하였지만, 대법원의 심리불속행 결정으로 유승준의 승소가 확정되었습니다.
유승준씨는 대법원 승소 후인 2020년 7월 LA총영사관에 비자 발급을 신청하였다 거부당하자 같은 해 10월 서울행정법원에 비자 발급 거부를 취소해달라고 재차 소송을 하였고, 항소심에서 재판부가 유승준의 손을 들어주게 된 것입니다.
판결이 확정된다면 유승준씨는 입국 금지를 당한지 21년 만에 한국땅을 밟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항소심 승소에도 불구하고 그의 입국 전망이 밝지만은 않습니다. 왜냐하면 외교부가 대법원에 상고하여 다시 한 번 재판을 이어갈 수 있으며, 최종 판결이 확정된다하더라도 2020년 대법원 최종 승소 이후에도 비자 발급을 거부한 과정이 지리하게 반복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미 두 번의 비자 발급 행정소송에서 패소한 LA 총영사관이 향후 비자 발급을 또 다시 거부하기엔 명분이 부족해 보입니다. 외교부는 "후속 법적 대응 여부에 대해 법무부 등 유관 기관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3. 여론의 반응은?
그럼 여론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너무 지나치다" 라는 의견도 있지만 나이 면죄부를 받은 유승준씨에 대한 여론의 반응은 현재까진 험악하다고 표현해야 할 것 같습니다. "병역 기피를 위해 전국민을 기만한 유승준쓰가 나이를 먹었다고 입국을 허용한다는 건 말이 안된다"며 강력하게 반발하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특히 작년 4월 1심 재판부가 내린 원고 패소 판결 이유에 더 공감을 하는 분위기입니다.
1심 재판부는 판결 당시 "원고가 공익근무요원 판정을 받은 상황에서 국적을 이탈함으로써 병역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이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대한민국 영토 최전방 혹은 험지에서 묵묵히 목숨을 걸고 위험을 감수하는 대한민국 군장병과 가족들에게 큰 상실감과 박탈감을 줌이 맞다"고 지적하였습니다.
재판부는 "20년이 흘러 원고는 현재 만45세에 이르렀고, 입국 불허 기간이 비교적 장기간이라는 사정이 있긴 하다. 그러나 원고가 지난 20년간 병역의무를 위해 스스로 입대를 지원하는 방법으로 병역의무를 이행하고 대한민국과의 관계를 회복하거나 국적 회복을 위한 모습을 보이고 국민에 버금가는 책임을 다한 정황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이를 비춰볼 때 외국인과 거의 준하는 상황에서의 경제활동 등이 포함된 재외동포 사증이 반드시 발급되어야 할 합리적 이유가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해 원고가 얻는 불이익에 비해 공공이 얻는 이익이 더 크다. 설령 원고와 같이 현실적 차별이 존재한다 할지라도 불법이라 할 수 없다"며 "결국 현 시점에서 여전히 원고에 대한 재외동포 비자(사증)발급으로 인한 사익보다 이로부터 보호해야 할 공익이 크다"고 설명했었습니다.